일반 소금쟁이(왼쪽)는 수면을 깨지 않는 반면, 거대 소금쟁이(중간)는 수면을 깨면서 뛴다. 거대 소금쟁이(Gigantometra gigas)의 실제 사진(오른쪽)
서울--(뉴스와이어)--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학장 홍유석)은 기계공학부(이재홍 박사, 김호영 교수), 생명과학부(김우주 박사, 하정문 박사, 박진석 박사과정, 피오트르 야브원스키 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이상임 교수),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Juliette Amauger 박사과정), 베트남과학기술아카데미(Thai Hong Pham 교수), 베트남국립대학교(Anh Duc Tran 교수)의 국제 공동 연구팀이 다리 길이만 10㎝로 일반 소금쟁이 무게의 10배에 달하는 거대 소금쟁이의 수면 도약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소금쟁이는 물 위에서 살아가며 표면장력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반수생 곤충으로 알려진다. 소금쟁이의 대표적 천적은 물고기 또는 송장헤엄치게 같은 수중 곤충으로, 주로 물 아래에서 소금쟁이를 습격한다. 이에 소금쟁이는 수면을 차고 도약하며 포식자의 공격을 피한다.
공동 연구팀은 이미 이전에 일반적 크기의 소금쟁이가 표면장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도약 원리를 밝혀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결과를 게재한 바 있으며, 당시 연구에서는 일반 크기의 소금쟁이들이 도약 시 수면을 깨지 않도록 다리 속도를 조절해 도약 속도와 지연 시간을 최적화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런 기존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거대 소금쟁이(Gigantometra gigas)를 연구했다. 베트남 등지에 사는 거대 소금쟁이는 일반 소금쟁이의 약 10배 크기로, 연구팀은 이 거대 소금쟁이가 일반 크기의 소금쟁이와 달리 수면을 깨며 도약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행동 분석과 수학 모델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으로 ‘거대 소금쟁이는 기존 표면장력 도약만을 사용하기에는 몸집이 너무 커 충분한 도약 성능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수면을 깨며 표면장력과 물의 저항력을 같이 사용하여 도약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거대 소금쟁이는 오히려 다리를 빠르게 움직여 물을 가르면서 노와 같이 물의 항력을 받아 뛰어오르는 것으로 규명됐다.
생물학자와 공학자가 수년간의 학제 간 공동 연구를 진행해온 연구팀은 기존 원리와는 전혀 다른 거대 소금쟁이의 수면 도약 메커니즘을 밝혀냈으며, 이는 이웃 종들이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몸집에 따라 그 동작 원리가 전혀 달라지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공학적 그리고 진화적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밝혔다. 소금쟁이가 수면 생활에 적응하면서 여러 종으로 나뉘는 과정에서 몸집이 달라지며 수면을 이용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간 실제 소금쟁이와 같은 크기의 소금쟁이 모사 초소형 로봇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는데, 거대 소금쟁이의 도약 원리를 모사하면 크기가 작지 않아도 수면에서 훨씬 높이 뛰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 of America)에 7월 18일 게재됐으며 무료로 공개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